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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isori.net
작성일
2014-08-11 오전 9:51:23
조회수
15297
제  목
[일본칼럼] 청각장애인 의사 다케자와 쿠미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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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각장애인 의사 다케자와 쿠미코

     

     

     

    임용재

    (츠쿠바대학 교수)

     

     

    이번 칼럼에서는 시가의과대학을 2008년 졸업하고 히노기념병원(日野記念病院)에서 의사로 근무하고 있는 청각장애인 다케자와 쿠미코(竹澤 公美子)씨의 글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그녀의 청력은 오른쪽 귀 110dB, 왼쪽 귀 95dB이고, 오른쪽 귀에 인공 와우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다음 글은 다케자와 쿠미코씨가 의사국가시험을 마치고 “청각장애를 가진 의대생 모임 블로그”에 올린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의학을 전공하고 국가시험에 합격하기까지, 그리고 의사로서 살아갈 장래에 대한 불안과 기대가 담긴 글입니다. 6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히노기념병원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케자와 쿠미코씨의 글을 읽으면서 장애가 있는 제 자신의 경험을 비추어 생각해 보았습니다. 공감하는 부분도 참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제 나름의 해석을 더하면 그녀의 글과 생각은 사라지고 제 글만 남게 될 듯하여 이번 칼럼은 다케자와 쿠미코씨의 글 소개만으로 마칠까 합니다.

     


     

    의사국가시험을 마치고

     

    2008년 3월 28일 제102회 의사국가시험 합격발표가 있었습니다. 저는 올해 3월 25일에 시가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제102회 의사국가시험에 합격한 것을 여기(블로그)에 보고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7년 동안(정확히 6년반 동안) 시가의과대학에서 공부했습니다만, 저는 그다지 “좋은 학생”이라고는 말할 수 없었습니다. 난청에 관한 연구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입학한 후에, 임상 분야에서도 일하고 있는 청각장애인 의사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때 “저도 그렇게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구체적인 비전을 가진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의학”을 정말 진지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던 듯 합니다.

     

    많이 늦었습니다만, 5학년 병원실습, 졸업시험, 국가시험 공부를 하면서 의학, 즉 기초 체력이라고 할 수 있는 기초의학의 중요성을 5학년이 되고 나서야 겨우 깨달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저는 정말로 공부에 전념하지 않았던 성실하지 못한 학생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저에게 청각장애가 있었기 때문은 아닙니다.

     

    청각장애가 학생생활이나 제 성격에 영향을 주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보다 열심히 했다거나, 다른 사람보다 어려운 무언가를 해냈다는 것도 아닙니다. 의대에서 함께 공부한 사람들은 모두 열심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열심히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사로서 일할 수 있을지 없을지에 대한 불안은 저뿐만 아니라 모두가 있었습니다.

     

    물론, 저는 청각장애가 있으니 다른 사람들과 다른 부분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너무 쉽게 생각하는지도 모릅니다만,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같지 않아도 무엇인가 할 수 있는 것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나와 같은 사람이 출현한 것은 시대의 단순한 흐름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의사법이 제정되던 당시 어느 누가 보청기의 발달이나 인공 와우의 출현, 그리고 다양한 기기의 존재를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습니까? 따라서 당시의 결격조항은 이유 있는 것이었을 테지요. 아직 명확한 답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의사로서 일을 할 때 환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까?”라는 부분에 대한 반대가 종래의 결격조항이었겠지요. 즉, 청각장애인 의사는 환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의사가 될 수 없다고 금지하였고, 그것이 결격조항이었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보청기도 좋은 것이 나왔습니다. 또한, 인공 와우의 출현, 소리를 크게 할 수 있는 청진기, PDA로 심음도를 볼 수 있는 청진기, 디지털 혈압계 등 편리한 기기도 많아졌습니다. 이렇게 시대가 변하면서 후지타 선생님, 세키구치 선생님 등 청각장애가 있으면서도 의사로서 일하는 분이 나타났습니다.

     

    이 두 분 선생님만이 아닙니다. 후지타 선생님처럼 의사 면허 취득 후에 청력을 잃은 분들은 더욱 많습니다. 의사라는 직업은 나이가 들어서도 현역으로 활약하는 분이 많기 때문에, 더욱 그러한 선생님은 많아지겠지요.

     

    또한, 어린 시절부터 고도 난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개정 이전에 의사가 된 세키구치 선생님과 같은 분도 계십니다. 이름을 모두 밝힐 수는 없습니다만, 그 밖에도 여러 분이 계십니다.

     

    이와 같은 시대 변화를 경험하면서 청각장애가 “환자에게 위험을 야기한다.”라는 것이 (논란의 여지는 여전히 있습니다만) 명확하다고 결론지을 수 없는 사실들이 많아졌습니다. 더불어 후지타 선생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결격조항의 개정을 요구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시가의대를 수험하기 직전 법개정 전망의 보도가 나오게 되었지요.

     

    청각장애인의 의대 입학은 전에도 있었던 일입니다만, 공개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연히 저는 법개정 전망 직후에 입학하게 되었고, 그래서 공개되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그다지 많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만,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한에서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저는 다행히 의사국가시험에 합격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 면허가 나올지 어떨지는 모릅니다. 솔직히 “나는 의사가 될 권리가 있다.”라고 강하게 주장할 만큼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단, 여기까지 온 이상 “의사가 되고 싶다.”라는 마음은 당연히 있습니다. 그리고, “비록 임상은 아니더라도 제가 일할 수 있는 장소는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전술한 것처럼 “의사로서 일할 때 환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도 있습니다. 특히, 요즘 의료 종사자에 대한 시선은 청각장애 유무와 관계 없이 좋지 않은 상황이니까요. 그러나, 청각장애 유무와 관계 없이 저는 의대생으로서 의학을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었고, 합격하면 4월부터 의사로서 일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5 학년 여름 소아과 실습 중의 일입니다. 한 교수님 외래 견학에서 환자 아이와 어머니의 진찰 장면을 보았습니다. 교수님은 진찰이 끝나고 환자가 퇴실한 후에 우리에게 질문하셨습니다. 저는 진찰 상황을 잘 들을 수 없었기 때문에 “저는 난청이 있어서 잘 들을 수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자세한 말씀은 잊어버렸습니다만, 이 때 교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런 말은 해서는 안 돼. 그것(난청)은 이유가 되지 않아.”

    “듣는 것이 힘들었다면 앞으로는 다른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답하도록 해.”

     

    저도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 청각장애를 변명으로 사용해 버린 것입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봐도 저는 옳지 않았다라고 생각합니다.

     

    청각장애로 인한 불편함은 있겠지요. 그렇지만 불편함을 한탄하거나 불편함을 다른 누가 어떻게든 해결해 주기를 바라거나, 불편함을 개선해 주지 않는 다른 사람에 대해 엉뚱한 화풀이를 하는 것은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것은 무엇이 정말로 불편한지를 분석하는 것, 그리고 불편함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를 찾는 것입니다.

     

    작은 배려나 도움이 있으면 불편함이 사라지는 일도 많습니다. 일본은 현재 상황과 동떨어진 변화를 촉구하기 어려운 나라이기 때문에, 우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착실히 해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작은 배려나 도움은 “당연히 있어야 마땅한 것”이 절대 아닙니다. 고압적으로 “이러한 지원이 필요하니 신청합니다.”라는 태도만으로는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해낼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선생님들과 동급생의 배려와 도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해나가야 할 것도 저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저와 이 모임의 멤버가 “노력하면 좋겠네”, “노력해”라고 말하면 끝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이 청력으로 어떻게 의사로서 일하면 좋을지에 대해서 하나씩 하나씩 직면한 문제를 풀어나가야겠지요. 의사국가시험에 합격한 것은 목적이 아니라 하나의 과정입니다. 저는 새로운 출발점에 서있습니다.

     

    지금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청각장애를 가진 의대생의 모임”의 부회장직에서 물러납니다만, 앞으로도 시간이 있을 때는 졸업생으로서 이 블로그에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2008년 3월 28일

     

    다케자와 쿠미코(竹澤 公美子)

     

     

    참고

     

    의사국가시험을 마치고 (출처: 청각장애를 가진 의대생 모임 블로그)

    http://adhims.blog92.fc2.com/blog-entry-7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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